디자인과 커피

디자인이란 커피를 만드는 것과 같다. 커피는 기본적으로 카페인을 물에 탄 것이다. 커피 원두, 물, 온도, 기구, 장소, 기술, 심지어 커피 잔에 따라서 커피 맛이 달라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 것만 일까.

새로 만난 친구가 나를 집에 초대해서 커피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비록 그 친구가 이 동네에서 가장 훌륭한 바리스타는 아닐지라도, 내가 즐거운 시간을가지게 하기 위해서 아주 열심히 커피를 만들 것이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의 정도에 따라 더 많은 정성을 들이게 될 것이고, 나도 그 친구가 만든 커피를 즐기게 될 것이다. 문제는 커피 자체의 맛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의 정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더 좋은 커피를 만들려면 좋은 커피 원두, 물의 온도, 커피를 담는 커피잔의 디자인, 그리고 커피를 잘 만드는 실력, 모두가 중요하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이도 이런 것들만 있다면 꽤 괜찮은 커피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빠졌다면 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이유다.

coffee

오디오를 디자인 한다고 치자. 오디오에 들어갈 전자 부품과 기계부품, 그리고 이들을 담을 수 있는 케이스를 만들면 디자인이 완성이다. 사실 이런 디자인은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마치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것처럼. 디자인을 더 공부했거나 전자제품의 디자인 경험이 많다면 더 나은 오디오를 디자인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서 디자인하는 것보다 내가 디자인하는 라디오를 들으면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고, 또 자동차를 고치거나, 요리를 하는 사람의 즐거움을 상상하면서 디자인을 하면 훨씬 더 아름다운 디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서 만들어주는 커피가 되는 것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고 (한두번 해 보면 자동차 디자인, 과장을 좀 보태서 눈감고도 할 수 있다), 기계의 디자인, 그 어떤 디자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에는 제대로 디자인되지 못한 제품이 너무도 많은데, 그 이유는 디자인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서 사람들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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